주택시장 연착륙 고민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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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 전만 해도 ‘집값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팽배했다. 2021년 주택 매매 가격은 전년 대비 9.93% 상승을 기록하며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수년간 저금리 기조로 풀렸던 유동성이 집값을 크게 자극하는 데에 일조한 것으로 사료된다. 저금리는 낮은 주거 기회비용을 가져오면서 주택 수요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당시 주택시장은 청년의 갭투자와 일반인의 분양 청약열기로 뜨거웠다.

청년이 신축 아파트 청약보다는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구축 아파트를 구매하는, 소위 갭투자는 다음의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청년이 선분양제도 하에서 분양 청약을 통해 수도권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청년 사이에 자산 격차 확대의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본인은 세입자로 살더라도 집은 일단 사겠다는 의지다.

최근 주택시장은 이전과 정반대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미분양이 쌓이고 매매거래도 한산하면서 주택시장이 차갑기만 하다. 실제로 2022년 주택 매매 가격은 -4.68%를 기록해 2003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주택거래도 위축되면서 2022년 월평균 주택거래량은 전국 4.4만건(서울 0.5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인 8.0만건(서울 1.3만건)의 약 50%에 불과하다. 아파트 미분양은 지난해 12월 기준 7만가구에 육박했으며, 올해엔 10만가구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이렇게 큰 반전을 이룬 데에는 거시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기준금리 변화를 주목할 만하다. 작년 한 해에만 기준금리는 8번의 인상이 있을 정도로 금융시장은 크게 바뀌었다. 이러한 금리인상 기조와 속도는 주택 수요를 위축시키면서 집값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통상적으로 금리인상의 효과는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 등 시장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은 중장기적으로 경기변동과 함께 사이클을 따라 움직인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시장의 변동성이다. 불과 1~2년 사이에 통계 작성 이래 기록적 집값 급등과 급락을 동시에 보여줬다는 점에서 다소 우려가 있다. 고무줄의 탄력성이 급한 팽창과 수축이 반복될 경우 더는 탄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처럼 주택시장의 균형을 위한 탄력성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부동산의 경착륙이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금은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대비해야 할 때다. 최근 정부가 주택시장의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고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용이도를 높이는 정책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소득과 소비자물가의 흐름에 동조하고 예측 가능한 시장의 흐름을 가질 수 있도록 거시적 주택정책과 제도의 정비를 모색하는 노력은 더 필요할 것이다. 한편 미시적으로는 청약제도를 새로이 재설계해 청년의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고 부동산산업의 IT 접목을 통해 주택 구입 용이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세입자와 집주인 사이 정보비대칭이 사라지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에 정보비대칭이 완전히 해소되기를 기대하면서....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정보센터소장

hwshin@heraldcorp.com